2008-11-12 오전 11:01:00 | 조회 2763 높게 더 높게..일조권 분쟁의 여지가 많은 부산.. 최근 부산에서는 일조권 침해에 대해 가해자의 책임을 묻는 판결이 계속 나오고 있다. 2006년 5월 부산지법 제4민사부(재판장 신우철 부장판사)는 부산시 교육청이 연제구 거제동 모아파트 시행사인 G사와 시공사인 D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에서 “피신청인은 35층과 36층으로 계획된 2개동 모두 20층을 초과해 지어서는 안된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은 인근 건물에 의한 학교의 일조권 침해에 대해 사업자가 피해를 보상하라는 기존 판결과 이례적으로 신축중인 건물 높이를 제한한 법원의 결정이었다. 이 사건과 관련 2007년 7월부터 부산지역 학교 주변에 들어서는 고층건물은 건축허가 전에 반드시 일조권 침해에 대한 심의를 받아야 한다. 부산시와 부산시의회는 학교 주변 고층건물 신축에 따른 일조권 분쟁을 줄이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일조권 문제를 심의하도록 하는 개정 건축조례를 2007년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법원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2006년 2월 부산 사하구 장림동 모아파트 주민 100여명이 자신들의 아파트 남동쪽과 남서쪽에 아파트를 세운 K사와 S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단독으로 이웃건물의 일조권 침해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여러 건물의 시간 차이로도 이웃 건물의 일조권을 침해한 점을 인정 원고들에게 재산 손해의 50~70%와 위자료 50만~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부산은 일조권 분쟁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심각해질 여지가 많다. 부산은 주거 용지가 크게 부족한 만큼 주택가에는 공간만 있으면 앞 다투어 아파트가 들어선다. 건설업체는 어렵게 구한 택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용적률을 높여 초고층 아파트를 건립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고, 최근 부산에는 해운대구를 중심으로 초고층 아파트 건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인근 주민과 마찰을 일으키고 소송사태로까지 번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법원은 대체로 일조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판결하고 있는 추세다. 건설사는 이런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수도 없고 거슬러서도 안된다. 사전에 정확한 분석을 통해 일조권 침해요소를 배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의식주 중의 하나인 주(住)에 대한 성숙된 의식과,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나 있는 환경권, 행복추구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